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영화 이야기 2022. 11. 9. 12:00
    728x90

     

    1. 배신의 서사

    서로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필요에 따라서 서로의 편을 가르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흔히 불한당또는 나쁜 놈들이라고 하는데 영화 제목에서 보듯이 영화 속에서는 믿음보다는 배신 등의 요소가 자리 잡고 있다.

     

    영화 속 어느 범죄 조직의 2인자이면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재호는 나름 교도소 안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캐릭터이다. 사람을 믿으면 안 되고 상황을 믿어야 한다면서 자신은 그 기준을 잡는 사람이라고 하는 그의 말은 어찌 보면 맞는 말 같다. 한재호는 패기 넘치고 의욕 넘치는 같은 수감생인 현수를 흥미롭게 바라본다. 작고 여린 몸체에서 나오는 깡다구와 여러 언변은 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서로가 끈끈이 우정을 쌓고 후일을 도모하게 되면서 현수는 그에게 자신의 언더커버 신분인 경찰 신분을 고백한다. 흔히 속여서 타 조직이나 교도소에 잠입할 때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추는 데에 비해 이 영화 속에서 현수는 그의 신분을 상대방의 타깃에게 정확히 밝힌다. 어찌 보면 잠입조라는 이름하에 그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이용만 하는 천 팀장보다는 바로 옆에서 자신에게 애정을 주면서 편이 되어주는 한재호가 훨씬 더 믿음과 신뢰를 주었을지 모른다.

     

    이처럼 서로 속이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영화 불한당은 배신의 서사를 펼쳐 낸다. 물론 조직의 보스를 속이고 경찰임을 속이고 그 와중에 경찰을 이용하는 등 서로 간의 입맛에 맞게 속이는 서사 속에서도 다른 영화와 다른 요소 등을 가미해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꾸몄다. 격렬하고 과격한 배신의 장면 속에서도 서로에게 끌리고 믿음을 주는 그런 아련하고 고독한 감정이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배어 나오면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2. 적에게 신분을 밝힘

    이 영화의 가장 큰 구조 상 특징이 바로 현수가 재호에게 자신이 경찰임을 스스로 밝히는 장면이다. 기본적으로 언더커버 영화는 베일에 감춰서 임무를 수행하는 플롯상의 구조인데, 오히려 경찰이 천 팀장을 배신하고 같은 교도소의 한재호에게 고백하는 것이다. 이는 언더 커버의 기존 습관이나 관념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묘한 장면이었다. 현수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채 확신에 차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장면에서 많은 감정 등이 오고갔다. 어찌 보면 자신의 신체에 해를 가할 수 있는 보복이 의심스러운 장면에서도 진심을 고백했고 이에 대해 재호는 고병갑과의 대화 속에서 우리가 절대 따라 하지 못하는 현수의 그런 착한 마음에 대해 언급도 하게 된다.

     

    경찰에게는 경찰의 신분을 유지한 현수로 비춰지게 되고 재호에게는 이미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 채 같이 동업을 하는 좋은 동료의 캐릭터를 가지게 되면서 어떤 캐릭터의 정체성에 있어서 애매모호함을 관객에게 제공하였다. 거짓으로 서로 만난 관계 속에서 진심을 고백하면서 서로가 끈끈해지는 정체성의 혼란 내지 묘한 감정의 변화 역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요 요소일 것이다.

     

     

    3. 코드의 간접적인 등장

    재호와 현수는 진한 동료이자 묘한 감정의 관계선 상에서 있다. 우리가 아는 흔한 동성애적 코드는 아니지만 남성과 남성 이 관계는 일반적인 친한 정도 그 이상의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 재호가 나중에 같은 조직의 병갑을 제거하려 할 때에도 사실 병갑이야말로 제대로 재호의 편에 서서 옆에서 지켜줬지만, 재호는 병갑을 제거하려 한다. 병갑은 눈에 뭔가 씌었다며 정신 차리라고 외치지만 재호는 현수의 말과 믿음에 따라서 행동한다. 물론 영화 속에서 이 둘이 애정을 가지고 행동한다거나 스킨십을 진하게 하는 식의 표현은 아니다.

     

    마지막에 현수가 눈물을 보이는 것 자체가 동성애는 아니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눈물로 표현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동성애적 묘한 감정을 관객은 느끼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영화상에서는 표현은 되지 않았고, 내가 맞게 생각한 건가 서로가 콩깍지가 씌워진 게 아닌가 라는 묘한 물음만 가져다주고 뚜렷한 해석을 지양했다. 동성애적 코드가 오히려 스토리 라인에 직접적으로 투영되었다면 좀 더 파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되었겠지만 캐릭터의 눈물, 행동 등으로 간접적으로 약하게 표현되었다.

     

    물론 이를 동성애적 코드라고 지칭 할 수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때로는 동성 사이에서도 묘한 감정이 들 정도로 애착 그 이상의 애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속에서 앞서 말 한대로 배신의 서사는 계속적으로 생기고 그 끝은 파멸로 끝나게 된다.

    300x25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