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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암살, 조국의 운명을 걸었다
    영화 이야기 2022. 11.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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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캐릭터 뮤직비디오 장르의 묘미

    영화는 캐릭터 무비를 지향한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상해 임시정부를 필두로 독립운동을 하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독립운동이라는 묵직하고 장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에 있어서 캐릭터의 묘사에 공을 기울인 것 같다. 실제로 큰 키를 자랑했던 김구 선생부터 김원봉등 각 캐릭터는 그 시대상에서 젖어 들어서 변화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누구보다 독립운동에 힘을 썼으면서 김구 선생 밑에서 임시정부를 운영했던 염석진 대장은 일제강점기 속에서 캐릭터의 변화가 가장 컸던 인물이다. 누구보다 독립운동에 열성을 다하고 실제로 폭파 및 총살 등 주요 임무도 했던 염석진 대장은 일본에 붙잡혀서는 충성스러운 밀정이 되어버린다. 아마 자신의 신념과 굳은 의지에서도 당장 죽음이라는 공포를 이겨내기 힘들었을 수 있다.

     

    문제는 그 밀정이 자신의 변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지금껏 같이 싸워온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밀정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김원봉을 필두로 한 안옥윤, 속사포 등의 팀워크를 통한 일본 고위급 암살이 수면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염석진 대장은 이들을 공격하고 밀고한다. 결국에는 염석진 대장이 자신의 부하였던 명우와 자신이 임명한 안옥윤에게 죽음을 당하기 전 해방될지 몰랐다는 심정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외침을 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밀정 그 자체만으로 끝이 아닌 지금껏 같이했던 동료들의 독립운동을 막고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역할로 자리 잡았기에 그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2. 경건해지는 그들의 희생

     

    1930년대는 일제 강점기 이후 시간이 어느덧 꽤 흐른 시간으로 유독 변절자 등 친일파가 많이 양산된 시점이라 한다. 일제 강점이 시작된 후 장기간 일본의 지배에 있게 되고 일본의 세력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포기 상태로 독립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순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의 문화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즐기고 그냥저냥 살려고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 시기에 목숨을 걸고 독립군을 창설하고 임시정부를 만든 후 독립운동을 하는 독립투사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경건함과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1930년대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에 영화적 상상을 가미한 영화로 다양한 여성 독립군 및 친일파 처단 반민특위 등 여러 캐릭터의 묘미를 잘 살려서 효과적으로 요리한 영화가 되었다.

     

    영화라는 단순한 재미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계속 싸우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안옥윤의 대사처럼 이들의 희생 역시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경건한 수준일 것이다. 암살은 그러한 모습을 지루하지 않고 시대상을 잘 반영하여 재미를 주었다고 볼 수 있다.

    3.'안옥윤' 그녀

    영화가 가지는 테마와 메시지를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하는 이는 바로 안옥윤캐릭터이다. 그동안에 일제 건물 폭파, 전투 등 남성 위주의 강력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한 독립운동에 비하여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대중들의 선입견을 깼다. 안옥윤은 저격수로 염석진 대장에게 차출되어 임무 수행을 위해 경성으로 떠나게 된다. 그 속에서 속사포와 황덕 삼이라는 능력 있는 동료를 만나고 이들은 일본 고위급의 암살을 계획한다.

     

    또한 안옥윤 캐릭터 중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안 씨라는 점이다. 아버지가 강인국으로 친일파이고, 강 씨 성을 따르는 것이 아닌 어머니 안성 심의을 따른다. 이를 통해 친일파 사업가인 아버지에 대한 저항과 분노를 은연중에 나타낸다. 물론 안옥윤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당하면서 나라를 팔아먹은 죗값에 대한 징벌도 나타낸다. 남성 위주의 독립운동에서 벗어나 여자도 이처럼 독립을 위해 큰 공을 세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안옥윤 캐릭터의 매력도를 향상했다.

     

    4. 맺음말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면서 운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물음을 스스로 던진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윤봉길 의사의 편지에서 보듯이 살고 싶은 것이 인정이라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을 정도로 하나뿐인 목숨은 정말 소중한 것이다. 그 목숨을 나라를 위해 바치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치열한 항일 무장투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친일파와 일제 세력을 확실하게 척결하기 위한 무명의 독립투사들 속에서 숨겨진 곳에서 싸웠던 독립투사의 경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최동훈 감독의 특유의 캐릭터를 잘 살리는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시켰으며,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잔인한 묘사 없이도 긴박감을 가지는 전투 신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때로 잔인한 씬 등이 등장하면서 대다수의 관객이 잘 못 쳐다보고 싫어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러한 리스크를 피한 채 대중성을 높였다. 캐릭터들 역시 확실하며 각본 자체도 치밀하고 긴박하게 구성하면서 전반적인 연출도 상당히 뛰어났다고 볼 수 있었다. 그 시대상 목숨을 바친 조상들에 대한 경건하고 가치 있는 마음도 느꼈으며, 장르적 쾌감과 캐릭터의 재미도 동시에 챙긴 수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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